<시츠프로브>는 본인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기억법을 일컫는다. 이는 이전 전시인 <Overture>(2023)의 다시 쓰기로서, 작가의 삶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사람들, 또는 사건들의 단편적인 장면들을 재구성하여 담아낸다. 작업은 오래된 사진들의 무작위적 수집으로 시작된다. 수집된 사진들은 각각의 기억들과 대응되며 이야기를 만들고, 그 후 재배치되어 연극과 같은 3개의 막으로 구성된다.
Act 1: ‘친구들’은 유년 시절 친구들의 무조건적인 애정과 응원, 믿음으로부터 기인한다. 오래되어 흐릿하게 스쳐 지나가는 기억들을 일종의 도상으로 표현하여 이야기의 시작을 알린다.
Act 2: ‘독일 생활’은 독일에서 생활하며 얻은 경험들에서 시작된다. 이방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먼저 손을 감싸주던 작은 사랑들은 예상치 못한 다정함의 잔상을 남기게 되었다. 당시의 경험에 대한 회상은 일종의 노스텔지어를 갈망하는 마음이 되어 왜곡되고 과장된 이미지로 나타난다.
Act 3: ‘왜소행성 탐험 준비’는 항상 존재해 왔고, 또 아마도 스스로에 대해 기억하는 가장 첫 번째 순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줄곧 외면해왔던 기억을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는 우주비행사의 태도로 탐구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Act 1(친구들), Act 2(독일생활), Act 3(왜소행성 탐험 준비)로 이루어진 3막은 최종적으로 하나의 새로운 세계관의 형태로 구축되어 연극적 회화 이미지를 이룬다. 연극적 이미지들은 매끄럽게 연결되는 서사라기보다는 단편적인 장면들을 통해 전개된다. 불연속적으로 시간을 역행하는 재해석의 이야기를 만드는 행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 조건 없는 애정과 사랑의 고마움을 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개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드러내기 위한 준비이다.
*시츠프로브: 주로 뮤지컬과 오페라 공연에서 쓰이는 용어로, 공연을 올리기 전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추는 리허설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