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작업은 타자와 관계를 맺는 과정을 통해 그의 본래 모습을 관찰하고, 탐구한다. 타자는 알 수 없는 낯선 대상이기도 하며, 이후 작업에서는 나와 유대가 가장 깊은 가족이기도 하다. 본인과 타자의 관계에서 촉발되는 호기심을 해소하고 그를 이해해감과 동시에 관계 속의 나를 바라본다.
첫 번째 작업은 일면식이 없던 대상임과 동시에 본인에게 호기심을 준 대상을 섭외했다. 각자의 본래 모습을 추측할 수 있는 사진들을 주고 받았다. 사진은 습관이 나타나는 물건, 즐겨 입는 옷들, 일상 등이다. 이후 질문지를 작성하여 서로의 성격, 취향, 환경 등을 추측해 보았고 서로에게서 느끼는 감정, 이미지들을 회화 작업으로 표현했다. 이후 우리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친밀감을 형성했고, 이를 영상 작업으로 담아냈다. 서로를 알아간 뒤에 서로에 대한 변화된 생각과 감정들을 다시 회화 작업으로 표현했다. 사진으로만 접했던 그가 텍스트와 가공된 이미지, 실제의 경험, 영상을 통해 구체화되며 관계가 형성되었다.
이후 작업의 연장선으로 본인과 가장 친밀한 타인인 부모님과의 관계에 주목했다. 그들의 모습을 꾸밈없이 담아내고자 시작한 영상 작업을 통해 관찰자인 나의 주관적인 시선과 객관적인 시선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했다. 가족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생각하면 늘 ‘식사, 음식상’ 등의 기억이 떠오른다. 또한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의 기억이 따뜻하게 남아있다. ‘음식상 차리기’ 프로젝트는 이러한 기억에서 시작되었고, 어머니의 음식상을 떠올리며 내가 어린 시절 사용하던 미술 재료를 이용해 나만의 방식으로 음식상을 차렸다.
본인의 작업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표현한다. 타인과의 관계 맺음은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