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thering Tree

김다혜

Gathering Tree

<Gathering Tree>는 당연하게 생각한 대상의 부재에서 시작한 작업이다. 갑작스런 부재에서 생긴 불안감은 그 대상을 함께 공유한 사람들과 해소해나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상을 추모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때 나는 나의 기억 속 대추 나무를 떠올렸다.

예로부터 나무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된다. 우리 가족은 대추나무 집으로 불리던 외할아버지 댁에서 자주 모였다. 온 가족이 모여 마당에 있는 대추나무 아래서 밥 먹고 쉬고, 나무에 열매가 열리면 그 자리에서 바로 따먹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 집의 이름이 대추나무 집이라고 불리는 만큼 가족과의 기억은 거대했던 대추나무와 연결되어 있었다. 시간이 흘러 대추나무와 집은 모두사라지고, 이제는 그 흔적을 찾는 것조차 어렵게 되었다. 대추나무 아래 시간을 공유하던 그 시절은 당연했어서 기록으로 남길 생각조차 못 했기에 대추나무집은 내게 기억으로만 남아있다. 이제는 그 시절을 함께한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하고 그렇지 않다면 영영 잊히고 말 것이다.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은 세상에서 그 존재가 영원히 없어지는 것과 같다. 무력하게 사라지는 대상과 연결된 쉽게 휘발되는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한 방법을 탐구한다. 전시장에 놓인 어린 대추나무는 과거 대추나무의 기억과 경험을 먹고 자라난다. 그럼 이 대추나무는 온전한 가족 구성원이 함께했던 그 시절의 상징이 된다.

나는 다시금 나무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이 모여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그 당시를 추억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로 전시 공간은 채워지며 전시 이후 가족 텃밭으로 옮겨 심는 것으로 계속된다.

Gathering Tree

김다혜

「Memorial Tree」, Wood, 설치; 140X55X37(cm), 2023
「Memorial Tree」, Wood, 설치; 140X55X37(cm), 2023
「기억전달」,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0’00”, 2023
「기억전달」,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0’00”, 2023
「기억전달」,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0’00”, 2023
「기억전달」,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0’00”, 2023
「신당동 대추나무집」,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프로젝터, 12’00”, 2023
「신당동 대추나무집」,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프로젝터, 12’00”,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