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에게 사진은 시간의 흐름에 저항한 흔적이며 기억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과거는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고 사실과 다르게 인식하거나 망각했다.
순간을 포착해 담아낸 사진은 정지해 있지만 영원하지 않다. 아무리 보관을 잘해도 인화한 사진들은 햇빛이나 습도 등 외부요인으로 인해 변색되어 사진에 맺힌 상이 번지고 흐릿해지기도 한다. 디지털 속 이미지들은 저장하고 옮기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변화로 인해 빈 픽셀의 공간이 생기거나 화질이 깨져 변형된다. 작가는 이러한 사진의 변형되는 모습이 작가가 감각하는 기억의 망각 메커니즘과 유사하다고 느꼈다.
사진을 보고 회상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왜곡해서 인식하고 기억을 재구성하는 오류 같은 행위를 본인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작업을 통해 시각적으로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본인이 온전치 못하게 부분적으로 인지하는 기억들은 물리적으로 손상시켜 원본의 이미지를 파훼하고 시아노 타입을 사용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업도 변화하게 했다.
현재에는 기억이 온전해도 나중에 망각되는 부분은 작업에 변형을 주고 반대로 망각된 기억이 나중에 되살아나면 작가는 사진을 복구한다. 계속 변화하는 기억과 같이 작가의 작업은 끝없는 변화의 과정을 순환한다. 이 모든 과정이 현재의 본인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작업을 통해 관심을 가지고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