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공은 농구에서 사용되는 공이다.

농구공은 본래 드리블과 패스, 슛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가볍고 탄력적인 특성을 가진다. 하지만 <깨어짐의 잔상>에서 블럭으로 제작된 농구공은 작가의 의도 하에 탄력성을 탈락시켜 본래의 물성을 빼앗는다. 이 농구공은 실제 농구공과 마찬가지로 던져지거나 튀겨지지만, 본 행위를 지속적으로 행할 수는 없다. 이러한 물성 구조의 변화를 통해 ‘깨어짐(또는 깨짐)’이라는 행위를 조망한다. 이러한 실천은 지속 불가능한 상태를 기존 농구의 룰에 대입시켜 관찰하기 위한 작가의 실험적 연구 과정이다.

탄력성은 회복력이다. 기존 농구와 비슷한 형식의 행위를 위해 탄력성이 없어진 공에 억지로 회복력을 부여한다. 이 유별난 행위는 되감기 편집의 반복과 작가의 물리적인 되돌리기 행위를 통해 처음의 상태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작가가 깨진 조각을 의도적으로 다시 이어 붙이는 과정에서 탈락되는 조각들이 생겨나고 이로 인해 공은 전보다 더 엉성해지지만 그럼에도 처음 상태와 유사해진다. 이 반복은 룰을 재구조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깨어짐과 재생의 감각 또한 느끼게 한다.

이러한 수행적인 시도를 통해 깨어짐을 매개로 특정 구조를 파악하고 해체함과 동시에 실천적인 전환을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