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각 파레이돌리아 샘플실

현초아

우리가 인터넷이나 SNS 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이미지들은 시각이나 청각 외의 감각이 결여된 채 감각되므로 우리의 감각을 반쪽짜리로 제한한다. 디지털 이미지들을 화면으로 하루 종일 바라보고 난 뒤에 굉장히 많은 것을 보고 난 것 같다 느끼지만 실상은 기판의 불빛을 바라본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무게가 없는 디지털이미지를 잉크젯 프린터로 인쇄한 뒤 그 출력물을 물과 여타 재료를 통해 변질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러한 불가역적 변형 과정을 거치며 출력물은 물질이 갖는 실재감의 척도를 보여주게 된다.

디지털 이미지를 확대한 뒤 종이에 인쇄하므로 대략 A4 6~8 장 정도가 하나의 작업을 이루게 되는 식인데 그 조각들은 이제 핸드폰의 크기보다 커져서 꽤 거리를 두어야 원래의 이미지로 맞춰볼 수 있는 것들이 된다.

그래서 이 단계부터는 무게가 없는 이미지에서 하나의 물성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는 감각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출력물이 펼쳐진 공간은 일종의 일시적 장(場)이 되어 나의 행위와 미술/비 미술 재료로 변질된다. 이러한 과정은 일종의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과정이다.

크롭되거나 보정되거나 휴지통에 들어가 버린 감각들의 자투리들을 불가역적인 흔적들을 남길 수 있는 제한된 장() 안에서 꺼내 보여주고자 한다.

공감각 파레이돌리아 샘플실

현초아

「이염 주의」,(앞면), 2023, 잉크젯 프린트, 투명시트지, 젤라틴, 겔미디엄, 젯소, 38*35.6
「이염 주의」,(앞면), 2023, 잉크젯 프린트, 투명시트지, 젤라틴, 겔미디엄, 젯소, 38*35.6
「바스솔트」,(뒷면), 2023, 잉크젯 프린트, 투명 시트지, 겔미디엄, 루이보스 티, 천일염, 53*55
「바스솔트」,(뒷면), 2023, 잉크젯 프린트, 투명 시트지, 겔미디엄, 루이보스 티, 천일염, 53*55
 「손톱찍힘의 분노」,(앞면), 2023, 잉크젯 프린트, 투명시트지, 아크릴물감, 젯소, 촛농, 시나 몬가루, 겔미디엄, 30*30
「손톱찍힘의 분노」,(앞면), 2023, 잉크젯 프린트, 투명시트지, 아크릴물감, 젯소, 촛농, 시나 몬가루, 겔미디엄, 3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