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monious Horizon

이안온

자연의 본질은 불평등이다. 그렇기에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명들은 생태계라는 냉정한 생존의 콜로세움에서 경쟁과 각자도생을 통해 결국 살아남는 과정의 선상에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세계가, 우리가 여전히 존재해 온 단 하나의 이유는, 결국 우리 모두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흙 에서 시작해 다시 흙 한 줌으로 돌아가는 생명의 순환성은 우리를 포함해 우리를 둘러싼 모든 생태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 즉, 상호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궁극적으로 공생을 위해서는 우리 서로를 필요한 존재로써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한 인식 변화로부터 시작되는 배려와 이해는, 비로소 상호의존’에서 더 나아가 상호존중’하는 상생의 차원으로 우리를 인도 한다.

상생과 존중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선행되어야만 하는 최고의 가치는 스스로에 대한 긍정에 있다. 모든 존재는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과 조건, 배경 속에서 살아가며 삶 의 목적을 탐색해 나간다. 그러나 이 과정은 결코 녹록치 않다. 삶은 절대적으로 불공평한 것이며, 그로 인해 우리는 때로 삶을 긍정하기보다는 부정하는 일에 익숙해지기 쉽다. 때문에, 서로를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기 이전에 우리는 나 스스로를 필요한 존재로 스스로에게 인지시키는 연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스스로를 온전히 긍정하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의 존재를 긍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자기 긍정의 여정 위에 선 우리를 알비노Albinism로 대변한다. 알비노는 몸을 구성 하는 색소의 멜라닌이 결핍되어 피부와 체모가 하얗게 변하는 질환을 뜻하며, 생태계에서 이러한 상태는 포식자에게 쉽게 포착되어 위험에 빠지기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나의 작품 속에서는 다양한 종의 알비노들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공존한다. 나는 이 백색의 특성이 깨끗한 도화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무엇이든지 새로 그려 넣을 수 있으면서도 어떤 색깔이든지 포용 할 수 있는 색깔의 알비노들은 쉽게 눈에 띄는 만큼 위태롭고 부서지기 쉽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와 용기를 갖고 마침내 행동하기로 선언한 나와 우리를 대변한다. 때문에 내게 있어 작업이란 그러한 의지의 유토피아로 향하는 여정이며, 세상의 모든 알비노에게 전하는 위로이자 연대의 표현이다.

Harmonious Horizon

이안온

「One Night 」 2023, Acrylic on canvas, 197x290.9cm
「One Night 」 2023, Acrylic on canvas, 197x290.9cm
「One Night 」 2023, Acrylic on canvas, 193.9x259.1cm
「One Night 」 2023, Acrylic on canvas, 193.9x259.1cm
「A Night of confusion 」 2023, Oil on canvas, 97x162cm
「A Night of confusion 」 2023, Oil on canvas, 97x162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0.9x72.7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0.9x72.7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0.9x72.7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0.9x72.7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1x117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1x117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1x117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1x117cm
「One Night 」 2023, Acrylic on canvas, 91x117cm
「One Night 」 2023, Acrylic on canvas, 91x117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1x117cm
「One Night 」 2023, Oil on canvas, 91x117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