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stalgia for Nowhere는 작가의 디지털 노스탤지어에 기반한 환상적인 극지방 풍경을 보여준다. <허스키 익스프레스>라는 개썰매 게임을 중심으로,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추격 장면, 어니스트 섀클턴의 남극 탐험기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가는, 실제로 가본 적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 내면의 극지방 풍경에 매료된다.

 거칠 것 하나 없이 평화롭기만 한 설원 속 오두막, 북극곰과 펭귄이 공존하는 빙하 위의 풍경, 설원 위 암소들만 가득한 낙농장 풍경처럼 작가는 세계의 불편한 일부가 지워지거나 짜깁기 된 허상의 세계를 창조한다. 그리고 이 세계를 “시클라멘”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탐방하며 기록한다.

 이 세계는 색연필 드로잉 텍스처와 조악한 모델링으로 이루어졌는데, 마치 어린아이가 종이 접기로 모형을 만든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작업이 교차되며 현실의 감각이 가상으로, 가상의 감각이 현실로 치환되는 디지털 사회의 모습을 비유한 것이다. 현대에 새로운 현실이 된 가상세계에서, 작가는 인간사회의 허구적 평화와, 인간이 생태계에 가하는 폭력을 동화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