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5%

박예진

Park Yaejin

픽셀이 깨진 벽.. 흐릿한 창문.. 절벽..에 부딪힌다. 이 너머에 뭔가 더 있지 않은 건가?

<73.. 75%>은 호기심과 그리움의 모호함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 게임 속 평화롭고 영원할 것만 같은 공간을 연상하는 평면적인 벽에는 온갖 구멍이 뚫려 있다. 마치 이 벽 뒤편에 무엇인가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벽을 넘어 돌아가 보면 엉성한 현실이 실현되어 있다. 과일 모양의 젤리와 플라스틱 전구. 그리고 벽 속 건물이 현실 어딘가에 있을 것 마냥 사실적으로 그려진 그림. 작가는 게임 속 공간이 현실과 연결되는 가능성에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100% 실현된 그들을 맞닥뜨리는 것은 꺼림칙하다.

두 번째, 벽에 등장한 편지 보관함의 연장선이다. 불쑥 튀어나온 편지 한 장의 내용은 냉동실 한 구석에서 초콜릿을 찾았다는 것. 그 초콜릿은 8년 전 단종된 프랜차이즈 빵집의 초콜릿이다. 단종된 초콜릿은 현실 속 사라진 장소에 대한 그리움이다. 게임 속 공간과 현실 속 장소는 서로 다른 대상이지만, 이 두 대상은 더이상 접근할 수 없고, 실체를 온전히 확인할 수 없는 기억이라는 지점에서 감정적으로 연결된다.

세 번째, 편지 내용을 실마리로 냉동실 속 초콜릿을 찾는다. 8년 전의 초콜릿을 찾았는지 못 찾았는지는 알 수 없다. 오직 찾는 과정만이 나오는 모습은 어딘가를 향하는 두 손 위에 소중하게 올라가 있다.

대상에 대한 호기심은 그리움으로 바뀌었고, 이 두 감정은 대상이 현실에서 실현되기를 갈망하면서도 더 이상 현실에서 실현될 수 없다는 지점에서 강렬해진다. 73.. 75% 이 애매하게 충족되기를 바라는 감정은 작업 속 결말 없는 상태로 표현되며, 그 불완전함을 통해 감정의 모호함이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