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비행 꿈꾸기

이수민

Lee Soomin

하루를 여는 건 심장을 아리는 알람 소리. 영원할 것 같던 침묵을 깨뜨린다. 일상과 일이 빚어낸 소음들. 오늘의 할 일을 바라본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망하고, 성취하려는 욕구는 이 땅 위 존재의 숙명처럼 느껴진다.

완전해질 수 없다는 무력감, 내 왜소한 존재를 절대적인 영역으로 이끌고 싶다는 소망은 나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파란 하늘이 한없이 펼쳐진다. 알바트로스는 하늘을 믿고 날개를 펼친다. 보드라운 날개로 태평양을 가로지르고, 온몸으로 바람을 느낀다. 나와 그 새의 닮은 점이라곤 따듯한 온기뿐이다.

<수평비행 꿈꾸기>에서 나는 알바트로스의 몸짓을 흉내 내며 그 삶을 꿈꾼다. 땅에서 벗어나길 염원하며, 하늘을 향해 폴짝인다.

바람을 느끼고, 내가 갇힌 몸뚱이를 느낀다. 날지 못해 공기를 휘적거리는 사람의 몸짓은 우습다. 작가는 우리가 현실적 문제에 봉착할 때, 하늘의 질서와 새가 되고자 한 사람의 몸짓을 떠올리며 그 불안을 해소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