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losion at a Vertex

김영우

Kim Youngwoo

나는 공백의 상태에서 시작해, 우연의 소산으로 얻은 정보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질문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지금 내게 온 우연은 ‘폭발’이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폭발은 불꽃이 튀거나, 새까만 연기가 나거나, 굉음이 들리는 것 같은 이미지로 쉽게 그려지지만, 내가 수집한 폭발들은 전혀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거대하고 파괴적인 형태라는 것은 알겠으나, 한없이 고요해 보였고, 순간 반짝였다가 금방 사라질 것이 아닌 구름처럼 아주 천천히 이동하고 개화하는 꽃처럼 아주 느리게 피어오르는 무언가 같았다.

이 폭발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 시작은 어디였을까?
왜 피어오르게 되었을까?

모든 것은 다 핵이었다. 다시 말해 수집한 모든 이미지는 핵폭발이었다. 내가 아름다움을 느껴 수집한 것들이 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주체를 알 수 없는 거북함을 느꼈다. 그것이 핵 자체에 대한 거북함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고 ‘예쁘네’ 하며 그것을 그리고 싶어 한 자신에 대한 거북함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거북함이 나를 이 곳까지 끌고 왔다.

처음 느꼈던 감정 그대로 폭발을 그려보자 했다. 어쩌면 그보다 더 아름답게, 그보다 더 고요하게 그려보자 했다. 작업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그 이면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을 탐구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통해 새로운 시각과 생각할 거리를 발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