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 Pulse
김지예
나는 희미한 미소, 스치는 손끝, 잠든 이의 미세한 움직임과 같은 순간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기를 바랐다. 그 바람은 곧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색연필의 얕은 선을 통해 기억 한편에 남은 순간을 그린다. 나에게 있어 작품 속의 ‘순간’이란 멈춰 있는 듯하지만 흐릿하고 따스하게, 생명력을 지닌 채 변형되는 기억의 단편이다.
작품 속에서 나는 인체와 식물이 얽힌 형상을 그린다.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과 한데 얽힌 장면은 순간을 오래 붙잡고자 하는 나의 마음과 닮았다. 그럼에도 서서히 식물이 자라듯, 좋았던 기억도 천천히 뻗어 나가며 결국 흐릿하게 변형된다. 그리고 따스하게 왜곡되어 간다.
색연필은 그 과정을 닮아 있는 도구다. 보일 듯 말 듯 쌓여가는 색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속에 남은 감정의 흔적을 닮았다. 가까이 다가가야 보이는 작은 유기체들은 그 자체가 내면에서 피어나는 생명력과 같다. 그리고 현실의 색과 거리가 먼 밝기만 한 색들은 조금씩 왜곡된 기억을 보여준다.
나는 나의 그림을 통해 내가 느꼈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고 싶다. 그 순간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 한편에 간직하고 있는 기억의 단편과 닮아 있을 것이다. 한때 지나간 장면이지만, 그러나 쉽게 잊히지 않는 순간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Contact
<untitled memory>, 종이에 색연필, 파스텔, 27.3×27.3cm, 2025
<미소>, 종이에 색연필, 53×72.7cm, 2025
<봄비>, 종이에 색연필, 파스텔, 53×45.5cm, 2025
<wind>, 종이에 색연필, 파스텔,
162.2×130.3cm, 2025Soft Pulse
김지예
나는 희미한 미소, 스치는 손끝, 잠든 이의 미세한 움직임과 같은 순간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기를 바랐다. 그 바람은 곧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색연필의 얕은 선을 통해 기억 한편에 남은 순간을 그린다. 나에게 있어 작품 속의 ‘순간’이란 멈춰 있는 듯하지만 흐릿하고 따스하게, 생명력을 지닌 채 변형되는 기억의 단편이다.
작품 속에서 나는 인체와 식물이 얽힌 형상을 그린다.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과 한데 얽힌 장면은 순간을 오래 붙잡고자 하는 나의 마음과 닮았다. 그럼에도 서서히 식물이 자라듯, 좋았던 기억도 천천히 뻗어 나가며 결국 흐릿하게 변형된다. 그리고 따스하게 왜곡되어 간다.
색연필은 그 과정을 닮아 있는 도구다. 보일 듯 말 듯 쌓여가는 색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속에 남은 감정의 흔적을 닮았다. 가까이 다가가야 보이는 작은 유기체들은 그 자체가 내면에서 피어나는 생명력과 같다. 그리고 현실의 색과 거리가 먼 밝기만 한 색들은 조금씩 왜곡된 기억을 보여준다.
나는 나의 그림을 통해 내가 느꼈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고 싶다. 그 순간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마음 한편에 간직하고 있는 기억의 단편과 닮아 있을 것이다. 한때 지나간 장면이지만, 그러나 쉽게 잊히지 않는 순간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Contact
<untitled memory>, 종이에 색연필, 파스텔, 27.3×27.3cm, 2025
<미소>, 종이에 색연필, 53×72.7cm, 2025
<봄비>, 종이에 색연필, 파스텔, 53×45.5cm, 2025
<wind>, 종이에 색연필, 파스텔,
162.2×130.3cm, 2025